📕02 IT프로그래머와 그래픽 디자이너 부부의 세컨라이프

프리랜서와 직장인을 위한 창업, IT, 마케팅 이야기

2020. 3. 8.

플레터는 IT 프리랜서 협동조합 플랭킷에서 드리는

프리랜서와 직장인을 위한 창업, IT, 마케팅 이야기입니다.

매일 다른 코너로 여러분과 함께할게요. 😊

✨ 플레터 코너 소개 ✨

월요일 : 취미가 독서인데, 왜 읽지를 못하니? (프리랜서를 위한 북 큐레이션)

수요일 : 도와줘 플랭킷! (프리랜서 간단 실무 가이드)

목요일 : 대표님, 오늘은 쉴래요! (마음챙김 스트레스 관리 방법)

님!

오늘도 바쁜 하루를 시작하시나요?

플레터의 '취미가 독서인데, 왜 읽지를 못하니?' 코너는

출판사 282북스가 엄선한 큐레이션 북을 소개해 드려요.

바쁜 일상으로 독서를 즐기기 어려운 프리랜서와 직장인들을 위한 코너예요.

작지만 강한 힘을 가진 작은 출판사들의 숨은 책을 통해 책 읽는 즐거움을 느껴보세요.

IT프로그래머와 그래픽 디자이너 부부의 세컨라이프

지난 시간 소개한 큐레이션 “나의 이야기를 만드는 중”에서 소개한 첫 번째 책,

[TRAVEL. RECEIPT&RECORD 여행, 영수증, 그리고 기록하다]는 이제 막 시작하는 작은 출판사 세컨드라이프에서 출판한 책입니다.

IT 프로그래머와 그래픽 디자이너 부부. 이 부부는 ‘어떻게 하면 나이가 들어서도 정년 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같은 공간에서 서로 같이 일할 수 있을까?’의 고민을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온라인 마켓, 디자인 스튜디오’ 소위 투잡을 하기 시작했고, 준비 없이 벌이기 시작한 일들은 체력적으로, 경제적으로도 오히려 두 사람을 힘들게 했답니다. 모든 것을 리셋하기 위해 떠난 긴긴 여행길. 그곳에서 그들은 두 번째 인생을 만나게 됩니다.

때때로 인생이란, 예기치 못한 곳에서 새로운 길을 발견하곤 하죠?

유쾌한 두 사람은 여행길에서 만난 이야기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기록하고, 책으로 출판하며 두 번째 삶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작은 출판사 [세컨드 라이프]를 소개합니다.

Q1. 출판사 세컨드라이프는 어떤 곳인가요?

2ND Life (세컨드라이프)’는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삶을 살아갈까? 라는 생각의 씨앗이 디자인이라는 토양을 만나, 여행이라는 거름이 더해져 이제 막 싹을 틔운 작은 회사입니다. 첫 책 [TRAVEL.RECEIPT & RECORD_여행, 영수증, 그리고 기록하다] 는 유럽 7개국의 여행지에서 받은 영수증에 매일 일기처럼 그림을 그려놓았던 것을 엮은 책입니다.

Q2.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이 책은 다른 여행책과 다르더라고요.

책 소개 좀 부탁드려요.

처음에는 굳이 여행의 기록을 책으로 쓸 생각은 없었어요. 장기 여행이다 보니 매일 가계부를 쓰게 되었고 익숙하지 않은 문자로 가득한 영수증을 보며 정리하려니 그것 또한 쉽지 않았어요.

영수증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우리의 흔적들(아무리 사소한 기억의 조각일지라도)이 무의미하게 잊혀지고 버려지는 걸 원치 않았고, 저는 저만의 언어로 영수증을 정리하기로 했어요. 영수증 내역을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했죠.

하나하나 영수증 위를 그림으로 채워나가다 보니, 그동안 일을 하며 잊고 있었던 ‘그림 그리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어린 시절의 순수한 열정’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어요. 행복했고, 그 느낌과 그 기억들을 책으로 엮어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어요.

그렇게 저희 첫 책이 탄생했습니다.

Q3. 그 기억의 영수증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나요?

가끔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저희가 스코틀랜드로 여행을 갔을 때인데, 많은 정보를 가지고 온 여행이 아니어서 다음 일정의 여행 정보는 현지 도서관에서 많이 찾았습니다. 어느 날은 스코틀랜드 가이드 북에서 ‘The Gardener’s Cottage’라는 레스토랑을 추천해줬고, 현지에서조차 쉽게 맛보기 힘든 전통 가정식을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거예요.

여행지에서 현지인들의 전통 가정식을 맛보는 것을 좋아하는 저희 부부에게는 최고의 정보였죠. 스코틀랜드에 도착한 첫날,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레스토랑을 겨우 찾아갔어요. 레스토랑 외부는 영화에서 나올 법한 오래된 작은 가정집이었고, 내부는 1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긴 테이블 4개가 세로로 배치되어있는 구조였어요. 테이블 자리는 입장 순서대로 차례로 앉으면 되고 메뉴판은 따로 없고 인원수대로 음식이 나오는데 ‘15파운드’라고 안내를 해주더군요.

전통 가정식이라고 해서 소박한 음식이 나올 줄 알았는데 에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10여 코스로 이루어진 완벽 정찬이었어요. 저렴한 가격에 너무 융숭한 대접을 받으니 비 맞으며 찾아오길 잘했다고 생각하려던 찰나. 계산서를 보고 진심 기절할 뻔했어요.

계산서에는 우리가 예상했던 30파운드가 아니라 100파운드가 찍혀 있었어요.

‘Fifteen(15)’이 아니라 ‘Fifty(50)’였던 거죠.

우리의 형편없는 영어 실력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스코틀랜드 사투리를 쓰는 웨이터의 발음과 가이드북에 적혀있던 ‘저렴한’ 이란 단어가 짬뽕 되어 이런 비극적인 일이 생겨 버렸어요. 그렇게 한 끼로 1주일 경비를 날려버린 우리는 한동안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어요. (웃음) 계산하고 나올 때 홀에 있는 손님들을 보았는데 저희 빼고 다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있었어요. (하하)

Q4. ‘퇴사 후 여행’이라는 엄청난 선택을 하셨는데, 그 선택에 후회는 없으세요?

저희가 여행을 떠나기 전에도 다녀온 후에도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예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저희는 자신 있게 대답 할 수 있어요.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거라고. 물론 경제적인 부담은 커요. 아직도 여행 경비가 빚으로 남아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희는 그 빚보다 더 큰 것을 가지고 왔기에 절대 후회하지 않아요. 오히려 그때 떠나지 않았더라면 지금 떠나지 못한 후회가 더 컸을 거라고 서로 이야기하곤 해요.

Q5. 출판사 세컨드라이프가 만들어가고 있는 ‘나의 이야기’를 정의하자면 어떤 이야기인가요?

결혼하면서 철저하게 저희 둘만의 행복을 우선 하려고 노력했어요. 우리 둘의 행복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다른 어떤 것도 쉽게 무너진다는 것이 저희 둘의 공통된 가치관이에요. 일단, 여행을 통해서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단단히 다졌고, 저희가 쓰고 있는 전체 이야기 중 ‘두 번째 삶’ 파트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앞으로 이야기가 어떨지 아직 전체 줄거리가 어떤 내용인지 저희도 궁금하지만,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습니다.

Q6. 마지막으로, 플레터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2ND LIFE(세컨드 라이프)’ 는 자기 인생은 스스로가 책임진다는 의미입니다. 과감히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해보세요. 지금 가진 걸 내려놓는다고, 그런다고 세상이 무너지지 않아요. 오히려 더 자신의 인생에 책임감을 느끼고 만족하게 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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